유덕호

청각 장애의 운전

유덕호 2020. 8. 24. 06:55

청각 장애를 지고 운전을 하다 보니

길을 못 찾아 헤매면

옆 뒤에서 손가락이 인정 없이 날아든다

 

차선 없는 일반 차로

차로 잇는 2차로

중앙 분리대 길게 이어진 4차로

고속으로 된 신호등 없는 고속도로

모든 차의 기본 길이다

 

내비게이션을 달고 안내를 받아

4차선을 달리고 2차선으로 내려와

차선 없는 일방 길  지그재그로 간다

 

목적지까지 쉴 새 없이 달리는 고속도로

중간 신호 걸치고 굴다리 교차로 빠지는 산업도로

굴곡 심한 2차 도로

일방적 한대 통과될까 말까 한 도로 달린다

 

마음껏 속도 올릴 수 있는 토끼뜀 같은 길

아장아장 아기 걸 엄마에 거북 걸음 같은 길

빠르고 느린

모든 운전자는 교통 지리학을 가졌다

 

면허 없는 깡통들 소리만 요란하게

옆 뒤에서 협공을 가해오며

길보다는 목적에 안달들 떤다

 

아는 길은 조용한 단숨이련만

모르는 길은 삐걱 덜컹 깡통 소리만 요란하다

 

소리에 반응을 할 줄 모르는 나

옆 힐끔 보고 뒤돌아 보기엔

달리는 뒤끝에서 내 몸에 날아든 손놀림에 긴장한다

 

어디서든 뒷끝에서 작렬하는

손 덩어리는 온몸에 긴장을 주며 소름 끼친다

 

내차 뒤 끝에서도 빵빵 거림

인정사정없이 폭탄 쏘듯 한다

 

면허 얻기에 불가한 시대

면허 취득 해제 시한 6개월 두고 네번 끝에

까까스로 취득에 성공

 

작은 접촉사고는 서너번

아찔하고 소름나오는 간발도 서너번

이러저러한 고충들 이해 하시려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