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만 남아 간다. 말랑 말랑하여 윤기 없는 피부, 축 늘어지는 어깨, 날쌔지 못하는 팔다리, 옛것은 꺼져 가는 머릿속; 시야는 점점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기억력은 천둥을 친다.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 그때 열심을 내었더라면 후회를 한다. 되돌릴 수 없는 흘러간 세월 아쉽다. 지금은 간 세월을 눈물로 글썽이며 희미한 눈꺼풀 아래 새긴다.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채울 수 없는 텅 빈 허공의 공간들 내 나름 사정에 잡혀 버린다 날마다 허공이 아닌 그것을 잡으려 몸부림이라 시작은 들어섰지만 가야 하는 길은 아직도 먼데 눈꺼풀이 잠기면 그것으로 끝이다 시야는 그럭저럭 채울 수 있지만 청각으로는 채울 게 없어 글 만이라도 열심을 낸다 심금 울리는 가수의 천상의 소리를 내어도 곁지기들이 아름 다운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