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리 용계저수지 뚝위에서 비추어본 오르는 길목
마주하지 않고
피하고 싶은 길
수문장 때문에 그런디
낯선 얼굴 보면 짖고
뾰족한 창검 같은 이빨 보이며
올렸다 내렸다 흔들어 댄다
저 여장부 암캐 풍산개는
가깝게 가면 갈수록 창검을 흔든다
물듯 위아래 이빨 쩍쩍 하며
떤질듯한 위엄 짖는 소리에 전율 느끼게
엄포하니 그 횽한 기세에 눌려 버린다
아양 떨며 어르고 달래려고
한발 한발 조심 스럽게 디디며
친근감 표시하여도 소용도 없고
짖고 짖는디
주인의 명령 외에는 저 수문장을
굴종 시킬 방안이 없다
저 수문장과 십여분 거리 두고 대치
밖이 시끄러워지니까
성주 스님 나와서 어르고 달래서 통과
수문장이 저렇게 버티고 길을 열어주지 않으니
겁먹었는지 내려가잔다
가자고 조른다
여기까지 올라온이는 치치가 곤란 하나
후퇴하면 다음에도 그럴 거다
이왕 왔으니 올라가는 끝을 봐야 한다
결국 올라가야 한다는 버팀이 이겼다
볼일을 다 보고 내려오는 순간에도
못 미더운지 우릴 조용하게 감시한다
마침내 배낭 속에는 고소미 한 봉지
맛으로 떤 지나 에미는 안받고 새끼는 받는데
이번에는 조용도하고 순진하게 얌전하나
꼬리 흔들며 내려오는 우릴 반기질 아니한다
고대사람 다니엘은 사자 굴속에 던짐 받았으나
하나님의 천사가 사자의 입을 봉해 버리니
이번은 주인이 없어도 입이 봉했는지 조용하다
올라갈 때가 다르고
내려올 때가 다르니
올라갈 때 실패 하면 내려갈 때도 실패한다는
이치를 얻는다
공양미 들고 종일 종야 하면
저 수문장과 사귀어야 왕래가 자유로운데
어디 내 사정에 그게 쉬울 건지
나중에 또 올라가면 성가시겠다
이 봉우리전망대에서
보는 맛과
느끼는 멋스러움
내 하나님의 창조주의 솜씨
멋과 맛으로 크게 다가 온다
이맘때 올라와서 본 벚꽃의 행렬 이채롭다
잡시후 반기문 마라톤이 열려 이 지나는 길목에서 늘어서서
마라토너들을 환영해 주는데 그때는 이미 이 벚꽃들이 다지고 나니 아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