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 오리가족의 나들이
너희를 보니 평화롭구나
땡볕에 물에 목욕하니 시원하고
수풀의 터널 속에 더위를 달래니
너희들 천국인지 모르겠다
우린 코로나란 악명 높은 불한당이
지구촌에 찾아와서 주먹을 날린단다
펀치에 맞으면 쿨럭쿨럭 하다가 기절
아님 한방에 혹 한단다
땡볕을 피하고자 다리밑 우리
어미 따라 기어 나오는 너희들
바깥나들이 줄겁겠구나
우린 코로나를 알고
떨고 무서워 조심조심이란다
햇볕으로 인하여 그늘막에 숨고
코로나로 인해 사람 눈에 띠질 아니하는 세상
지금 우린 그런 세상에 산단다
수풀 갈대 사이서 엉금엉금 기어 나와
코로나를 물리친 개선장군처럼
너희들 부러운 행진에 취한단다
어서 종식돼 그날이 찾아와
숨 막힐 듯한 답답한 입 가리개 벗고
여기저기 안녕 안녕하며
정겹게 웃음 빛나는 얼굴들이었으면 좋겠다
내 얼마를 보는 즐거움은 마스크 때문에
볼 수가 없는 입술들 내 숨통도 질식하듯 하고
세상 앞이 어둑 캄캄하단다
너희들 평화로운 나들이
우리들 살고 있는 세상에도 그랫음 좋켓다
갈듯 말듯한 코로나 19
내 새끼손가락 만한 두께의 성경책갈피엔
분노를 하신이의 뜻을 보며
그분의 뜻이 일록 하게 쓰여 있단다
난 그시대 사람이 아니라 지금의 사람
힘겹게 답답하게 세상을 헤친다
세상을 들엇다 놨다 하는 금세기 재앙
나도 슬금 슬금 피한단다
너희들 처럼 유유자적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