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삼 뿌리
수확하고 남은 뿌리 파삼
도마뱀 꼬리 잘라 버림 같다
호미 금줄 마다
나 좀 꺼내 달라고 아우성이고
쟁기는 호미걸이에 달려 나온다
수확의 팔 질
무익한 팔 질
수천번을 헤집는다
금맥을 찾는 어둠 컴컴한 지하 헤치듯
부지런한 팔 질을 하듯한다
파삼이 나올 때마다 기쁨이 차고
부지런한 손질에
보람과 아쉬움이 함께 해준다
태공은 물을 바라고 붓질하며
호미는 흑 더미 보고 밭질을 한다
냉이는 봄녁에 고개 내미나
파삼은 내밀 줄 몰라 꺼내지 않음 썩어버린다
이 썩음 안에는 인생의 지혜가 들어서
한 알의 밀알의 썩음을 배운다
인생도 언젠가는 흙속에 들어 썩는다
무덤 속에 들어가 썩어 버리기 전
인생의 보약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크고 넓은 밭 더미
어디 어디 긁어야 하나
나올 듯 말듯한 곳에 호미를 휘두른다
완전히 썩기 전 하나하나 건져 올려서
인생의 보약으로 삼는다
파삼 모으니 글 바구니가 되고
중탕에 다린 진액은
마음의 진액을 다림이다
좋은 글감이 되길 손 모은 이는
의인은 종려나무 같이 번성하며 레바논의 백향목 같이 발육 하리로다
하나님의 집에 심겨졌음이여 우리 하나님의 궁전에서 홍황하리로다
늙어도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 하리로다 [시 92.. 편]
좋은 보약인지 설익은 보약인지
행복의 진액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