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이 불통 되어 살다 살아가니
가죽만 남아 간다.
말랑 말랑하여 윤기 없는 피부,
축 늘어지는 어깨,
날쌔지 못하는 팔다리,
옛것은 꺼져 가는 머릿속;
시야는 점점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기억력은 천둥을 친다.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
그때 열심을 내었더라면 후회를 한다.
되돌릴 수 없는 흘러간 세월 아쉽다.
지금은 간 세월을 눈물로 글썽이며
희미한 눈꺼풀 아래 새긴다.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채울 수 없는 텅 빈 허공의 공간들
내 나름 사정에 잡혀 버린다
날마다 허공이 아닌 그것을 잡으려 몸부림이라
시작은 들어섰지만 가야 하는 길은 아직도 먼데
눈꺼풀이 잠기면 그것으로 끝이다
시야는 그럭저럭 채울 수 있지만
청각으로는 채울 게 없어 글 만이라도 열심을 낸다
심금 울리는 가수의 천상의 소리를 내어도
곁지기들이 아름 다운 소리를 발해도
또는 옳고 그름을 말해도
빈 소리들만이 시야 앞에서 멋대로 춤을 춘다
아무개라는 이는
들어올 수 없는 것들 억지로 내지르며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쏟아부으며
나 더러 들어 보라고 항복하란다
말들은 항상 홍역을 치르게 하며
마음에 용기를 꼽아 논다
이쪽에서 쏘면 맞아야 하고
저쪽에서 쏘아도 맞아야 하고
따발 총탄 쏘아대는 적진에서
방패 내밀어 방어하니 덜 떠름하다
하고자 하는 이는
말을 하는 고충이 있겠고 그도 나도
어딘가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고
무언가가 실례가 되는 고충을 서로 나누자면
져주어야 하는 고충을 감수해야 한다
각각 나름의 생각들은 가지고 있지만
모짐을 지고 힘든 세상을 헤치니
여기서 못 담으면 저쪽에서 밀려나가고
저쪽에서 못 담으면 이쪽에서 밀려나오니
인생의 마시는 잔이 너무 갑갑하다
오늘이라는 내 마지막 사명
보이는 대로 느낌 얻는 대로
생각을 고르고 마음을 맞추고 진리를 골라서
진리를 깊게 이해할 수 없지만
거짓말쟁이와 속임수 지어내는 위선자는 아니길!
글과 일상을 맞추고
청각에 가해지는 고통을 참고 견디어 가면서
일상이 끝이 찾아오는 날 나도!
진리를 위하여 한 사람 한 사람 사심 없게
화평의 사람으로 이어 가길 원함은
진리 위해 진실을 위해서 사실을 위해서 채운다
날아드는 돌팔매에 피를 흘리듯 쓰러지면서도
오직 한 곳만 응시하며 바라보고
잠들어 버린이의 그 모습을 그곳에서 본다
천사의 얼굴빛 환하던이는 보라!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 계신 것을 보노라
그날이 되면!~~~